최근 바이오 산업의 주요 이슈 중 하나는 "과연 줄기세포 치료제로 퇴행성 질환에 대한 치료가 가능한가?" 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2012년 이후 메디포스트 사의 퇴행성관절염 치료제(카티스템)를 시작으로 불기 시작한 중간엽줄기세포 치료제의 시판허가 (품목허가) 이후 우리나라 세포치료제 분야는 세계를 선도하는 수준으로 여겨졌지만, 꾸준히 진행된 다양한 퇴행성질환에 대한 세포치료제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초히근까지의 임상사례 였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2024년 7월 강스템바이오텍의 습진치료제 임상 3상 실패, 메디포스트의 알츠하이머 (치매)치료제 임상 1/2a 상 실패, 안트로젠의 당뇨병성 족부궤양 체포치료제 임상3상 실패, 코아스템켐온 사의 류게릭 치료제 임상3상 실패 등 다양한 퇴행성 질환을 대상으로한 중간엽줄기세포 기반의 치료제가 위약 (Placebo) 대비 환자 치료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하지 못하였습니다.
대부분의 국내 줄기세포 치료제들이 임상 2상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고, 2014년 이후 정식 품목허가 제품도 0건인 실정에서 “줄기세포치료제가 퇴행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임상에서 성공하긴 할까?”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성체줄기세포인 중간엽줄기세포의 임상시도에서 그저 안전하기만 할 뿐인 단순히 세포를 배양해서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은 돈과 시간 낭비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세계적인 추세도 2019년 이후 시판허가를 받은 줄기세포치료제가 전무한 것이 현실이며, 미국 식약처 (FDA)가 표준치료법으로 인정한 줄기세포치료제는 혈액제제로 분류되는 hemacord (제대혈 조혈모세포)를 제외하고는 지방유래 중간엽줄기세포로 성인 크론병 치료제가 유일합니다.
유럽의 경우 2015년 이탈리아 CHiesi가 개발한 각막손상 치료제 Holoclar (각막상피세포로 구성된 세포 시트)가 유럽최초로 승인받은 줄기세포 치료제 입니다.
그렇다면, 줄기세포치료제는 희망이 없는 허상인가? 현재까지 임상사례의 실패의 대부분은 성체줄기세포 중에서도 중간엽줄기세포 (mesenchymal stem cells, MSC)이므로, 줄기세포치료제 전체가 아닌, 중간엽줄기세포-기반 치료제의 한계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중간엽줄기세포란, 우리 몸속의 모든 조직에 순환하는 혈관을 보호해 주며, 조직의 항상성을 유지하고, 염증을 낮추는 등 보호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세포치료에서도 이러한 혈관보호, 조직보호가 가장 기대하는 효과입니다. 이러한 역할은 세포들이 주변에 분비하는 성장인자, 호르몬과 같은 활성물질을 통해 주변의 환경을 안정화 시켜 조직의 기능에 필수적인 줄기세포의 가동을 통한 조직재생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 세포치료의 원리임은 많은 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간엽줄기세포는 안전하긴 하지만 그 자체가 조직의 필수적인 세포로 바뀌지도 않고 단순히 주변의 환경을 간접적으로 개선하는 효과인데, 질환조직에 직접투여되어도 생존하여 기능을 발휘하는 비율이 낮고, 혈관투여의 경우 질환조직으로 이동 비율도 매우 낮은 등 기대하는 치료효과를 확보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다양한 방식으로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산업계는 변화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1세대 줄기세포치료제에 속하는 중간엽줄기세포가 아닌 2세대 줄기세포 치료제들의 등장입니다. 단순히 배양하고, 회수하여 투여하는 조직의 실질 기능을 수행하는 세포가 아닌 중간엽줄기세포와는 달리, 2세대 세포치료제는 대부분 배양과 분화를 통해 조직의 실질세포로 분화 시킨 형태입니다. 여기에 속하는 세포들의 시작(기원)세포는 배아줄기세포, 역분화줄기세포(유도만능줄기세포, iPSC), 직접교차분화세포 (direct converted cells)들로 조직의 실질세포를 만능줄기세포 또는 성체세포로 부터 분화시킨 다음 손상조직에 투여하는 방식입니다. 에스바이오메딕스, 넥셀, iPS바이오, 입셀, 카리스바이오, 테라베스트, SL테라퓨틱스등이 여기에 속하며, 일부 회사는 파킨슨병에 대한 분화시킨 도파민신경세포 치료제의 이식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중간엽줄기세포가 조직재생 보다는 조직의 환경개선을 유도하는 한계를 가진 반면, 2세개 세포치료제는 손상된 세포를 대체하는 세포를 이식하는 방식으로 성공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로, 조직재생/질환치료를 줄기세포치료제가 아닌 방법으로 실시하는 방안입니다. 유전자치료제, 엑소좀 (exososome), RNA, 저분자화합물, 조직공학 제제 또는 이들의 혼용 제품 등 재생의료에 대한 다양한 접근방법이 제시되고 개발되고 있습니다.
중간엽줄기세포치료제의 한계와 좌절이 세포치료제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